2008년 04월 24일
[감상] Vs 선즈 2차전
남들 다 피닉스가 이긴다고 했지만 그렇게 생각하진 않았죠.. 뭐 언제나 스퍼스가 만나는 모든 상대팀의 서포터들은 그 정도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개인적으로 전쟁사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전쟁이라고 하는 것은 복잡한 다면성을 가지는 행위 또는 사건입니다. 아주 작은 실수나 개인적인 성향으로 승패가 갈리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고 전략과 전력이 압도적이라 이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꼭 강한자가 이기는 법도 없죠. 대신 강하면 이길 확율이 아주 높아지는 것일 뿐..(이 확율이라는 것도 공평하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쟁의 매력이라고 할까요?) 피닉스는 아주 강한 팀입니다. 매치업에서도 우위고.. 단 이것만으로 승부에서 이기기는 부족합니다. 소위 말하는 피닉스 선수들이 너무 착해서 독기가 없는 뭐 그런 식의 이야기는 나올 것도 없고..-_-;; 이기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거 얼마나 제대로 할 수 있는지가 승부를 갈랐습니다. 이건 단순히 승운이나 이런 식의 풀이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이기기 위한 준비가 더 잘 되어 있다고 말하고 싶네요..
사실 초일류의 경지로 도달하면 상성상의 문제는 최대한 좁혀집니다. 자신들의 약점을 인지하고 그걸 극복하는 것이 일류죠.. 스퍼스는 일류입니다. 자기 약점이 뭔지 다 압니다. 약점을 찔리면 괴롭기는 하지만 그럭저럭 극복하고 그러면서도 점수는 종료직전에 더 많이 따놓는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뭐 감독성향이긴 합니다만, 잘 준비된 수 십개의 전략을 상황에 맞추어 적절하게 구사하는 것만으로도 팀의 능력을 극대화 해서 이길 수 있다는 거죠. 물론 여기는 던컨-파커-지노빌리의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들과, 베리-핀리-오베르토-컷 토마스와 같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잘 수행해 주는 빼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이 모든 것이 합쳐서서 스퍼스인거고 절대 무적은 아니지만 그 어떤 팀을 상대로도 이길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거겠죠..
경기의 승패는 포포비치의 준비가 승리를 불렀습니다. 단토니가 거의 대응을 못했습니다. 그게 승패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여러 곳에서 흔히 포포비치가 상황 대응능력이 좋다고 하거나 댄토니가 정말 바보란 이야기들을 많이 합니다만, 그 이전에 포포비치가 얼마나 피닉스와의 경기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고 팀 스퍼스를 구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이 노력해 왔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봅니다. 포포비치는 거의 시즌내내 시험적인 로스터를 운용했고 절대 주전을 무리시키지 않았습니다. 여러차례 공개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플옵에 최대한 멤버들이 건강한 상태로 참가해야 한다고 말했었습니다. 실제로 빅3는 가장 좋은 컨디션으로 플옵에 임하고 있습니다. 던컨도 시즌 막판에 충분히 쉬면서 경기를 뛰었고 지노빌리는 처음으로 오프시즌에 휴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멧 보너나 데이먼 스타더마이어 같은 선수들에게까지 롤을 부여하고 팀 전술 시스템의 일부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으며, 선즈나 골스 같은 스몰라인업에 최강인 팀을 상대로도 스몰라인업을 구사하는 등의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는데 중점을 맞춰왔습니다.
지금의 포포비치의 대응능력은 포포비치의 천재성이나 임기응변으로 나온 것이 아닙니다. 시즌 전체를 그런식으로 운영해 왔기 때문에 가능한 겁니다. 더욱이 10년 플옵을 나오면서 쌓인 팀 코칭스텝의 경험이란 게 무시할 수 없는 거죠.. 아마 그의 뇌리 속에서는 피닉스와의 경기 장면 하나하나가 800경기 이상 스퍼스와 던컨과 함께 경기를 치뤄오면서 해왔던 경험의 일부일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침착하게 준비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것이죠.
피닉스 상대로 포포비치는 2가지 게임 플랜을 내놓았습니다.
먼저 오닐이 나와 있을 때는 업템포와 속공, 얼리오펜스를 강요하면서 오닐의 느린 스피드를 공략하고 있습니다. 오닐이 복귀한 셋 오펜스 상황에서는 확실하게 하이포스트 픽앤롤을 구사하고, 핀리의 미들레인지 점퍼를 노리는 컬을 공격옵션에 추가했습니다. 오늘 파커와 지노빌리의 활약은 눈부셨습니다. 선즈의 트랜지션 디펜스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만 공격실패 이후(특히 턴오버) 번번히 허를 찔리면서 득점을 헌납했죠.. 선즈가 1~2쿼터에 도망가지 못한 것은 파커와 지노빌리의 속공에 연속적으로 득점을 허용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1~2쿼터 빅3 말고는 득점이 없었지만 그건 오닐과 아마레가 주로 나와있던 선즈를 상대로 업템포를 구사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스퍼스 시스템에서 속공에 가담할 수 있는 선수는 파커와 지노빌리 뿐입니다. 특히 파커의 스피드로 단독속공을 계속 시도하면서 득점을 쌓았습니다. 실제로 파커는 내쉬가 오펜스 파울을 유도하기 전까지 선즈의 유일한 샷 블로커인 오닐이 백코트 하기 전에 얼리 오펜스로 득점을 넣었고 컨디션도 좋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2-3지역방어시 계속 내쉬가 막는 지점에서 돌파를 시도함으로서 후반에 댄토니가 2-3지역방어를 쓰지 못하게 해버렸죠.. 개인적으로 계속 지역방어를 구사했다면 결국 인사이드 진이 파울 트러블에 걸리거나 내쉬의 체력이 바닥나 버렸을 겁니다. 지역방어시 내쉬앞에서 돌파를 시도하는 스퍼스의 전술을 대단히 집요했고 2-3지역방어를 구사함에도 상당히 많은 페인트 존 득점을 허용했습니다. 거기다 스퍼스는 2쿼터 말미부터 일찌감치 핵-어-샥을 시도했습니다. 댄토니는 낌새가 보이니까 바로 샤크를 뺐죠.. 포포비치는 인사이드 물량 자체가 많기 때문에 충분히 결정적인 국면에서 핵-어-샥으로 피닉스를 괴롭힐 수 있다고 판단한 거 같습니다. 댄토니는 여기에 말리지 않을려고 하고 있는 것인데 포포비치가 타이밍 조절 자체를 잘 하고 있기 때문에 그게 쉽지 않은 듯 보입니다.
그리고 오닐이 들어가면 디아우와 아마레가 인사이드에 들어가 있게 되기 때문에 포포비치는 이 때 던컨을 활용했죠. 단지 선즈도 이 때는 아마레가 득점을 다시 따내오면서 전반에는 그럭저럭 따라가긴 했는데 후반에 아마레가 틀어 막히니까 공격이 풀리지를 않았죠. 원래 피닉스는 아마레가 30점 40점 득점하지 않기 때문에 강한 팀입니다. 그런데 아마레가 엄청나게 많은 득점을 했고 그 아마레가 묶이면서 다른 선수들도 동시침묵해 버렸습니다.
마지막 순간에는 샤크의 발을 충분히 노리는 작전으로 나왔습니다. 미들레인지 점퍼나 아니면 기브앤고, 픽앤롤.. 모두 기본적인 전술이긴 하지만 정말 수준높게 구사되었고, 무엇보다 구사되는 시점과 타이밍이 아주 좋았습니다. 전술 이해능력이 높은 던컨과 이제 경험이 많이 쌓인 토니파커, 남다른 농구센스를 가진 지노빌리에 풍부한 경험을 가진 베테랑 팀이니 가능했지요.. 그래서 매치업에서도 팀으로서도 더 강한 팀인 선즈를 격파할 수 있었습니다.
3쿼터 시작하고 던컨이 정말 작정하고 아마레를 수비해 버리니까 거기서부터 아마레가 완전히 정신이 나갔습니다. 예전에 한 번 적은 거 같기도 하고.. 지인들과 이야기도 했었습니다. 아마레는 한 번 정도는 내쉬 없이 던컨과 대결해야 한다. 거기서 30점을 뽑을 능력이 되어야만 던컨과 가넷급의 선수로 볼 수 있는 거다. 적어도 공격력만이라도 둘과 동급이 되려면 내쉬없이 혼자서 던컨의 수비벽을 돌파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이죠.. 그런데 아마레는 완전히 흔들렸습니다. 전반에 워낙 하이페이스였는데.. 후반에 포포비치와 던컨이 수비를 조절하고 나오니까 너무나 무기력했죠.. 3쿼터 초반에 먹힌 다음에 계속 부진했습니다. 자존감이 큰 선수이니만큼 그것이 무너졌을 때 쉽게 극복을 못하는 듯 보이더군요.. 만약 스퍼스가 아닌 다른 팀이 상대였다면 댄토니가, 내쉬가, 샤크가 아마레를 일어켜 줬을 겁니다. 팀이니까요.. 하지만 각각 포포비치와 보웬과 컷토마스와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습니다. 내쉬조차도 아마레를 이끌어줄 여력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아마레가 완전히 무너졌고 이후 선즈의 오펜스는 완벽하게 붕괴해 버렸죠.. 내쉬가 개인기로 간신히 뽑아낸 2점 말고는 3쿼터 내내 거의 득점이 없었을 정도입니다. 무려 3쿼터 17대 2라는 악몽이 이었죠.. 기리책이 레이업을 던지기 이전까지.. 선즈의 오팬스는 아무것도 못했습니다. 오늘 가장 중요한 국면은 던컨이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으면서 수비하면 아마레도 내쉬의 도움없이 돌파가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포포비치 이 독한 인간... 이 떄까지.. 꼭 필요한 국면이 올 때까지 던컨을 아마레에게 굳이 붙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보웬을 내쉬에 붙이는 작전은 언제나 거의 성공을 못했습니다. 항상 줄거 주고 받은 거 못받는 식이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완전히 성공했습니다. 보웬의 수비에 내쉬가 쉽게 패스를 하지 못했고 선즈의 리듬이 완전히 흔들렸습니다. 핀리의 공격으로 내쉬에게 부담을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적절하게 핀리의 공격 옵션을 사용하면서 투입시기를 잘 조절한 포포비치의 타이밍이 빛났습니다. 특히 수비에서 내쉬에게 고립된 아마레를 압도하는 던컨의 수비를 바탕으로 핀리의 연속 8득점은 승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되었죠.. 이걸 발보사가 타개해 줘야 하는데 발보사는 언제나 스퍼스 수비에 허우적대고는 했고 이번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내쉬의 작전 시스템없이 득점이 가능한 선수는 현재 선즈에서 발보사 뿐인데 발보사의 능력으로는 스퍼스의 수비 시스템을 돌파할 수 없죠..
핵-어-샥은 여러가지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일단 포포비치의 실패라고 해야겠죠.. 허를 찌르는 것이 더 좋다는 점을 생각하면 핵-어-샥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은 안보여주는 것이 나았습니다. 단지 많이 앞선 상황에서 부담없이 핵-어-샥을 해서 점수차를 좀 더 벌리면 좋죠.. 게다가 던컨이 없으면 스퍼스의 정상적인 수비시스템을 돌릴 수 없기 때문에 차라리 선즈의 세트 오펜스가 제대로 돌 기회조차 뺏는게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핀리나 베리 같은 선수는 파울 남아 도니까요.. 슛터들 감 찾으면 골치아프죠.. 아예 슈터들이 볼터치도 못하게 핵-어-샥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샤크도 오기가 있어서 다 넣더군요.. 자꾸 자유투를 하면 천재다 보니까 손에 익는 모양입니다. 그러니가 이 지독한 영감은 정말 핵-어-샥을 해야할 때는 아예 볼 돌리다가 골밑에서 강제로 공잡게하고(성공율도 좋지 않은 슈터들이 수비 빡세면 결국 인사이드로 넣죠..-_-;;) 뜰 때 파울하더군요.. 이 떄는 잘해야 50%입니다. 그래서 단토니도 막판에 샤크를 넣을 수 없었고 이건 서로간의 당연한 전략 수순입니다.
그리고 지노빌리.. 오늘 전반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고 파커와 함께 골 밑에서 샤크와 아마레와 경쟁해야 하는 던컨의 득점 부담을 크게 줄여주었습니다. 3쿼터에 기선을 제압하는데 지노빌리의 전반 득점이 크게 도움이 되었고 후반에서도 상당히 공격을 이끌어 주었습니다. 뭐 오늘을 파커의 날이었습니다만.. 그리고 건강하게 돌아와서 결정적인 한 방을 넣어주는 베리가 고맙습니다. 사실 베리가 나간 이후에 스퍼스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2쿼터에 나와서 확실한 연결고리를 해주네요.. 어제-오늘 꾸준하게 3점을 꽂아주고 있구요.. ㅎ
현재 스퍼스가 피닉스를 앞서는 것은 준비된 전략과 다양함입니다. 선즈는 샤킬오닐 영입 이후에 쓸 수 있는 전술적 다양성의 상당부분을 포기했습니다. 전수 수행을 위한 키맨인 매리언을 보냈기 때문이죠. 디아우가 매리언을 대신하고는 있습니다만 완벽하게는 안되죠.. 포포비치는 선수 투입 타이밍과 전략 사용의 시점을 적절하게 조절함으로서 전반에 너무 뒤지지 않게 따라가다가 후반에 압도하고 역전하는 게임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생각될 수도 있고,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고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차이는 정말 극복하기 힘든 머나먼 벽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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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8/04/24 16:52 | Spurs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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샼 트레이드 이후에 '디아우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전술' 하나 쯤은 꼭 필요하다고 했었는데 역시 우왕좌왕한 상태로 플옵에 나서네요, 준비가 없이 어찌 준비된 자를 이기겠습니까.
종종 들려라..ㅡ.ㅡ;;
우쓰우쓰님//
우왕좌왕이라기 보다는.. 8인 로테이션으로 완성도를 추구하는 댄토니의 성향상 전략 자체가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거겠죠.. 가장 문제를 심각하게 야기시킨 것은 샤킬 트레이드였습니다. 시즌초라면 모를까 트레이드 마감 임박해서 영입한 바람에 댄토니도 확실한 팀 시스템 정비를 못했죠.. 스키너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이 제일 문제입니다.